만 2살짜리도 月 500만원…해외 '영어캠프' 난리 났다

입력 2023-11-12 18:14   수정 2023-11-20 17:26


해외연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만 2세 아기까지 영어캠프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라도 빨리 영어 환경에 노출하는 것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른 시기에 해외 연수를 하는 것은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신중하라고 조언했다.

12일 A어학원에 따르면 내년 1월 출발하는 가족캠프는 모집 한 달도 되지 않아 자리가 찼다. 말레이시아·필리핀·호주 연수팀을 각각 60팀, 32팀, 20팀 모았는데 모두 마감됐다. 다른 여행사나 어학원의 가족캠프도 비슷하다. A어학원 관계자는 “방학에 열리는 가족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몇 달 전부터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어 연수는 가족캠프라는 이름으로 진화했다.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가 함께 간다. 한 달 살기와는 또 다르다. 가족캠프는 학원비, 숙박비뿐 아니라 생활비(세탁 청소 식사 셔틀버스 등)가 포함된 프로그램이다. 한 달 살기를 하면 함께 온 부모는 아이 밥을 다 챙겨주고 라이딩도 해줘야 한다. 이에 비해 가족캠프에선 제공되는 조식을 먹이고 셔틀버스를 태워 학원에 보낸 뒤 부모는 관광, 수영, 골프,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다. 휴양과 연수를 동시에 할 수 있는데 비교적 가격도 저렴해서다. 미국 사립학교에서 연수받을 수 있는 사이판도 인기 장소 중 하나다. 가격은 나라별로 다르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내년 1월 열리는 가족캠프(4주)는 2인 기준(항공권 제외)으로 700만원 정도다. 수업료, 식대, 숙박비, 교재비, 방과 후 수업비, 보험료, 청소 및 세탁비, 공항 픽업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한 학부모는 “항공권까지 했을 때 1인당 500만원 정도로 양질의 한 달 살기를 하는 셈”이라며 “아이들에게 해외를 경험하게 하고 영어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참여하는 연령대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4학년 정도까지다. 24개월 이상이면 캠프에 갈 수 있다.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24개월 미만도 가능하다. 28개월 아이도 갈 수 있냐는 질문에 어학원 관계자는 “보호자만 함께 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 학부모는 “아직 어리면 효과를 체감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언어를 접한 것이 나비효과처럼 영향을 준다고 한다”며 “장기적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너무 어리면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이때 한 달 배운 것이 향후 영어 실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일부 학원이 제2외국어 습득은 결정적 시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보다는 제2언어로의 영어(ESL)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김대욱 경상국립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한국어도 못하는 24개월 아이에게 영어 교육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그보다 나이가 있더라도 석 달 이상은 가야 문화라도 습득할 텐데 한 달로는 모든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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